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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27
    diary 2021. 11. 6. 00:02


    오늘은 누군가에게 특별한 날이자
    내게도 의미 깊었던 날.

    물 흐르듯.
    어느 때는 빠르게, 어느 때는 잔잔하게

    나의 일 년이란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유독 네가 떠오르던 어젯밤.

    너는 오랜만에 나의 꿈에 나타나주었다.

    여전히 밝은 미소를 머금은 너는
    내게 차분한 미소를 띄어주었고,
    나는 잔잔한 미소로 답했다.

    한때는 내 하루를 흔들어 놓을 만큼 사무치던
    꿈속의 너의 모습도, 꿈에서 깬 뒤의 먹먹함도
    이제는 다소 옅어졌지만

    하루도 빼놓지 않고 떠오르던 네가
    이제는 무의식 속의 의식으로 자리 남아있다.



    나는 여전히 네게 고맙다.

    나의 존재가 너의 삶을
    더 가치 있게 빛내주는 것 같아 행복하다는 말은

    사실 내가 네게 가장 해주고 싶었던 말이었다.


    지금도 많이 어리지만
    그때의 나는 참 많이 어렸다.

    네가 겪어온 길을 은유하여 내게 들려주었지만
    그때의 나는 쉬이 깨닫지 못했다.

    누구나 불안 속에 살며,
    누구나 대단히 특별하지 않은 존재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산다는 너의 말을 듣고도

    대단히 어렵고 힘든 고민을 안고 사는
    저나름의 존재인 것처럼 착각했다.

    그때의 나는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예측하려 애썼고,
    스스로의 그릇된 생각에 매몰되고 지쳐갔다.



    그날 이후,

    나와 상관없는 이들의 삶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던 내가
    다양하고 많은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전에는 그저 내 삶에 충실하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 뿐이었지만,

    이제는 다른 이들의 삶에 잠시나마 동화되어
    내가 걸어갈 앞날에 대한 단서를 얻는다.

    내가 보고 들었던 많은 이들의 삶 중
    그 어느 것 하나 완벽한 삶은 없었다.

    그저 순응하느냐, 극복하느냐
    도태되느냐, 넘어서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남들이 부러워하고 우러러보는 사람들조차
    '한 사람'으로서 저마다의 불안과 고민을 안고 있었다.



    누구나 멋진 삶을 꿈꾼다지만
    그전의 나를 돌이켜보면
    그저 '멋진 삶'에 대한 욕구만이 가득했을 뿐
    쉬이 순응하려 들지 않았다.

    '운칠기삼 運七技三'
    이미 주어진 환경도, 어느 날 갑자기 주어진 기회도
    결국엔 많은 일에는 운이 따라주어야 순항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33년이란 시간 동안 안전한 울타리를 둘러 안은 채
    자식에게 대가 없이 많은 응원과 기회의 창을 열어준
    내 부모님.

    '많은 풍파를 겪어왔을 우리 부모님의 삶은 어땠을까.'

    어느 날은 한참을 생각해본적이 있었다.

    정서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애쓴 그들의 삶은 어쩌면 순응에 가까웠다.

    살다 보니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고,
    살다 보니 지켜야 할 가정이 생겼고,
    살다 보니 시련이 찾아오고,
    살다 보니 기회가 왔다고 한다.

    그러니 너희도 그렇게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살아가면서 재고 따져야 할 것도 많겠지만
    재고 따질수록 선택과 정답은 어려워질 거라고.


    평생을 함께할 인연을 대할 때만큼은

    마음을 더 챙기라고.

    당장은 각자 서로 조금 부족해 보여도
    숫자 놀이나 계산기를 돌리기보다는
    지혜로운 사람을 만나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를 택하라고.

    다만 그전에 묵묵히 자신의 삶에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해야 되는 일을 하고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남들 손가락질 받을만한 엉뚱한 짓만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갈 때 크게 뒤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일 년이란 시간은 지나고 나면 참 짧게 느껴지는데
    그 시간 동안 참 많은 생각을 하며 지낸 것 같아.

    누군가와 함께 하는 시간보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지만

    오히려 사람을 좇거나 스스로의 감정에
    사무친 적은 없었던 것 같아.


    정적인 삶도,
    가끔은 특별하게 지나 보내는 날도 모두 좋은 날이더라.


    그래서 오늘 하루도 내게는 특별하고 좋은 날이 되었어.


    너는 내게 참 좋은 사람이어서
    내게 기나긴 여운을 남기나봐



    곧 있으면 그때 너와 나의 인연을 맺어준
    그 친구가 결혼한다더라.

    처음 친구에게 소식을 들었던 날.
    아이러니하게도 네 생각이 앞서 떠오르더라.

    요즘 주변에 결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이 늘 행복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참 인연이란 게 참, 경의로운 거구나,
    결혼이라는 건 지독하게 현실적인 문제임에도
    결국에는 용기 있게 뛰어들고 헤쳐나가려는 이들도 있구나 라는 생각도 들더라.


    반면, 스스로 상처받지 않기 위함이라며
    끝내 제 발걸음을 돌렸던 이기적인 나는
    그 당시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넘보려다
    눈앞에 놓인 많은 것들을 외면했다.

    어쩌면 끝내 내가 듣지 못한 너의 이야기들이 많이 남아있겠지만, 어쩌면 너의 마음 또한 나와 같았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내게는
    감히 네 앞에 설 수 있는 자격이 없기에

    그저 너를 그릴 뿐이다.



    '이상한 사람만 아니라면 누가 어떻게 언제 내게 인연으로 찾아올지 모르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자.'

    '지나간 인연 또한 물처럼 흘러간 것뿐이니, 앞으로의 인연을 맞이할 준비를 하자.'라고 되뇌여도

    무작정 관심 보이는 이에게 덧없는 마음을 내어주는 일도, 괜찮은 이에게 마음으로 답하는 일도
    마음 깊이 닿지 않으니 여전히 쉽지가 않다.

    본의 아니게 선비 기질을 갖추고 있어서 그런지
    마음 없이 누군가에게 몸을 내놓은 적도 없다.

    사랑에 대한 로맨스나 로망은 없다
    오히려 현실적인 부분을 앞서 생각할 뿐.

    나는 누군가와의 만남에 앞서 확신이 생긴다면
    그 사람이 내 마지막 사랑임을 가정하고
    각오한 채 시작하는 편이다.


    거창해 보이지만 거창한 일이 아님을 알며,
    당연한 말 같지만 당연하지 않은 일임을 알기에

    나는 그저 이런 내 맘은 진실로 내 것이라며
    순응하고 지낸다.

    다만 그전과 다르게 많은 생각들이 정리가 되었고,
    심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보다 여유로워지니
    앞으로의 일들에 대한 불안감보다 기대감이 조금 앞서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누군가에게
    좀 더 좋은 사람으로 건강히 다가설 수 있도록
    계속이 다듬어내며, 잔잔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내 곁이 아닌 곳에서,
    혹은 지금 다른 누군가의 곁에서

    여전히, 그리고 당연스럽게
    제 할 일을 해내고 더 나은 앞날을 준비하며
    제 삶에 정직히 살아가고 있을 네게.


    오늘 하루,
    행복은 네게 어떤 모습으로 찾아왔을지 묻고싶다.


    지금에 와서 의미 없는 말이겠지만,
    그리고 끝내 네게 닿지 못하겠지만



    오늘, 네 하루가 가득 찼길 바래.

    오늘도 고생 많았어



    ps. 네가 유독 보고싶은 날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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